메리어트는 왜 영화감독이 되었을까?

유튜브에는 ‘Two Bellmen Three l Official Movie’ 라는 이름의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은 정장을 입은 말쑥한 외국인 남성 두 명이 멋진 자동차를 타고 도시를 질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누군가로부터 쫓기고 있으며 한참을 도망치다 결국 잡힐 위기에 처하는데, 이들의 동료 ‘Bellman’이 나타나 화려한 액션과 CG를 선보이며 악당들을 물리친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액션과 CG / 출처: 유튜브 ‘Two Bellmen Three’ 영상 中 


마치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상은 사실 진정한 Bellmen(호텔 프런트에서부터 고객과 동반하여 고객의 객실까지 수행하는 직무)’ 이 되기 위한 두 남자의 여정을 그린, JW메리어트 호텔이 제작한 ‘Two Bellmen’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Two Bellmen 3 ㅣ Official Movie’ 표지 / 출처: 메리어트 호텔 유튜브 


이 영상은 브랜디드 콘텐츠치곤 액션도 상당히 화려하고, 연출이나 스토리 면에서도 상당히 힘을 준 것이 보인다. 영상의 길이도 35분이 넘고, 게다가 이 영상, 서울이 배경이다. 


소녀시대의 전 멤버 제시카에, 심지어 격투기 선수 최홍만도 출연한다 / 출처: 유튜브 ‘Two Bellmen Three’ 영상 中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유명 영화사도 아닌 메리어트 호텔이라고? 심지어 이 영상들은 단순히 메리어트가 이름만 주고 영화사에 의뢰하여 만든 작품들이 아닌, 메리어트 호텔이 직접 작업하여 만든 영상이라고 한다. 이 단편 영상의 조회수만 해도 900만이 넘는데, 거기다가 벌써 세 번째 작품이라니. 이쯤 되면 메리어트가 이 시리즈를 만드는 이유가 단순히 ‘호텔 홍보를 위해서’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떠한 이유일까?


메리어트 마카오 리조트 외관 / 출처: 메리어트 호텔 홈페이지

 


메리어트는 스스로 미디어가 되었다


메리어트 호텔이 어떤 곳인가. 2017년 매출 약 25조 7000억 원, 보유 호텔 수 6,700여 개, 보유 브랜드 약 30개인, 따로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거대한 글로벌 호텔 체인이다. 얼마 전 힐튼 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호텔 기업의 자리에 오른 메리어트 또한,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그 시도 중 일환으로, 2014년 디즈니에서 방송 및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를 영입하여 콘텐츠 스튜디오를 출범한다. 이는 단순히 ‘매체에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아닌 ‘직접 매체가 되는 것’의 첫 발걸음이었다. 이후 메리어트는 자신들의 이야기와 가치를 이 스튜디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하거나, 잡지 등을 제작하여 전달하였다.

물론 큰 기업이면 누구나 자기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의 페이지에 콘텐츠를 올리는 것 정도는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메리어트가 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블로그나 SNS에 기업의 소식을 올리는 수준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는 매체사다’ 라고 공언하였을 정도로 ‘스스로가 미디어가 되는 것’에 힘을 쏟았다. 앞서 말한 ‘Two bellmen’ 영화의 사례는 그들의 계획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2014년 발행하기 시작한 ‘Traveller’란 이름의 잡지는 ‘여행자들의 좋은 경험을 위해 각종 정보와 경험을 제공한다’ 라는 모토로 현재까지 매달 제작되고 있다. Traveller는 단순히 메리어트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자신들의 이벤트, 프로모션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종 여행지에 대한 생생한 정보, 팁, 맛집, 코스 등을 소개해주는 종합 여행잡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