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밈의 시대



2004년 12월 1일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부정선거의 서막이 올랐다.


농심켈로그의 첵스초코나라의 대통령선거가 시작된 것이다. 선거의 후보는 밀크초코당의 체키와 파맛당의 차카. 체키는 자신이 당선되면 더 진하고 부드러워진 밀크초코렛 맛을 첵스초코에 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차카는 첵스초코에 파를 넣겠다는 반 협박(?)성 공약을 내세웠다. 누가 보더라도 체키의 당선이 명확해 보이는 이 선거는 켈로그의 신제품인 첵스초코 밀크초코렛맛 출시를 위한 켈로그의 소비자 참여형 마케팅이었다.


선거초반에는 큰 무리 없이 밀크초코당의 체키가 더 많은 표를 얻으면서 켈로그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이벤트가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 널리 알려지면서 켈로그의 기대를 산산히 부숴버리고 투표의 흐름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첵스초코에 파를 넣겠다는 차카의 공약이 컬트적인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단순한 재미였는지, 실제로 파가 들어간 첵스초코를 먹고 싶다는 이유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차카를 당선시키기 위해 투표사이트로 몰려가 차카에게 표를 행사했다. 투표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때쯤 투표수는 체키 2만 9천여 표, 차카 7만 1천여 표를 기록하며 차카의 당선이 유력해졌다.





다급해진 켈로그측에서는 ARS투표와 현장투표를 추가하고 해킹 방지업체인 ㈜CHK한강에 의뢰하여 204명의 이용자가 47,339표를 행사한 정황을 포착해 중복투표의 이유로 차카의 표를 대거 삭제하였다. 결국 46,424표 대 35,641표로 체키가 첵스초코나라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러한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차카에 투표한 인터넷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투표가 조작되었다.’ 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줄어들어갔다.


잊혀지지 않은 '차카' 그리고 '파맛첵스'

하지만 소비자들은 차카와 파맛첵스를 잊지 않았다. 그들은 체키의 당선 이후 첵스초코 광고에 악역으로 등장하는 차카를 ‘홀로 의거활동을 하는 고독한 민주투사’라 부르며 차카가 대통령이 되어야한다 외쳤고,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 말하며 파맛첵스를 출시하라 지속적으로 요구하였다. 켈로그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의 다른 광고 영상들 내의 댓글에서도 파맛첵스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었다.

 출처 : Kellogg korea 유튜브 공식계정


그렇게 시간이 흘러 16년. 무려 16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지나고 2020년 6월 17일 켈로그는 공식 유튜브계정을 통해 ‘너무 늦게 출시해서 미안합니다.ㅠ’ 라는 말과 함께 파맛첵스 시식단을 모집하는 영상을 업로드하였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시식단 모집 영상에는 ‘차카가 녹색인 이유는 부정투표에 항의하다가 온갖 고문을 당해 얼굴이 새파랗게 질러버렸기 때문이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고, 수많은 유튜버들이 파맛첵스 시식단에 지원하였으며, 파맛첵스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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