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야 내 추억 돌려줘요 - 게임스탑 그리고 키즈나

추억의 장소 게임스탑

아직 초등학생이었을 무렵, 집 근처에는 만화책과 비디오를 빌려주는 멀티대여점이 있었다. 만화를 매우 좋아했던 필자는 매주 주말마다 대여점으로 달려가 보고싶은 만화책을 보다, 시간이 늦어지면 네 다섯 권 정도를 빌려 집에 와 이어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대여점을 자주 가다 보니 주인 아저씨와도 친해지게 되었고, 주말에는 집에 있는 시간보다 대여점에 있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주인 아저씨의 건강 사정으로 인해 가게가 문을 닫게 되자 아쉬운 마음에 좋아하던 만화책을 몇 권 사고 아저씨와 인사를 나눈 뒤 집으로 돌아와 울었던 기억도 있다. 어른이 된 지금 집 근처에서는 이러한 대여점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만화책을 보며 시간을 보냈던 추억은 아직까지 깊게 남아있다.

만화책방, PC방, 독서실 등 누구에게나 추억을 간직한 많은 장소들이 있겠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정서적인 특성과 온라인 게임시장의 발달로 인해 ‘게임 판매점’을 추억의 장소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을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아타리, 세가등의 가정용 게임기가 빅 히트를 치고, 콘솔게임이 대중화된 미국에서 게임 판매점은 많은 이들에게 추억의 장소이다.


미국에는 ‘게임스탑’이라는 비디오 게임 전문 소매 브랜드가 있다. 미국에서 시작하여 세계 각국에 점포를 두고 있는 이곳은 신규게임 판매와 게임 주변기기 판매가 주 사업영역인 곳이지만, 인터넷 상에서는 중고게임 판매로 더 유명하다. 바로 게임스탑 직원들이 직접 그린 게임 커버 그림 때문이다.



게임스탑에서는 중고게임의 커버 그림이 훼손되거나 오래되었을 경우 직접 그린 그림을 대신 넣어 게임을 판매한다. 그런데 직접 그린 커버의 퀄리티가 또 굉장히 높아 이러한 게임 커버는 게임과 그림을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구매한 게임은 포장을 제거하고 플레이하였더라도 1주일 이내에 가져가면 환불해주기도 했었는데, 이러한 차별점으로 인해 타 게임 소매점과 비교하여 어린 게이머들의 아지트와 같은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런 게임스탑이 최근 주식 공매도 사건에 휘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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