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의 함정 - D2C는 성공의 만능열쇠가 아니다

당신이 만약 비싼 전자 제품을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공식 브랜드몰과 가격이 약간 더 싼 최저가 오픈마켓 둘 중 어느 곳에서 구매할 것인가? 물론 이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것이다. 브랜드 신뢰성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전자를,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후자를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앞서 말한 브랜드 공식몰, 즉 D2C(Direct to Customer의 약자로, 중간 도매상과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와 거래하는 사업구조)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물론 브랜드 공식몰이 곧 D2C의 전부는 절대 아니다).

D2C는 유통 과정에서 중간 개입이 최소화되기에 중간 과정에 들어가는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과 가격 관리에 있어 기존 중간 유통망을 거치는 구조보다 더 효율적이고, 고객 데이터 확보의 관점에서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의 매트리스 업체 캐스퍼(Casper)와 면도기 업체 달러쉐이브클럽(DSC) 등이 이러한 D2C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후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구조를 파괴하는 다양한 D2C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기존의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고, 기존의 강자들 또한 D2C 전환을 통해 유통 비용을 절감하고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좌) 언더아머의 2011~2015년 매출액 (우) 전년 동기 대비 2016년 1분기의 북미 시장 업체별 매출액


상대적으로 중간 유통 채널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전통의 강자’인 나이키가 2019년 11월 아마존에서의 나이키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자사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D2C 구조로의 전환에 나선 것은 이러한 D2C 트렌드의 성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관련 칼럼 참조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327281&memberNo=25449752)

 2019년 11월 아마존과의 결별을 선언한 나이키 / 사진 : 패스웨이 티스토리 


사실, 중간 유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이러한 D2C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방식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2010년대 급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는 D2C 판매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판매할 수 있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어떤 소비자가 어떤 경로로 어떤 과정을 거쳐 구매에 이르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처럼 빠른 디지털의 발전 속도는 D2C 트렌드를 본격 주류로 부상하게 만들어줬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D2C는 메인 트렌드로 부상할 수 있었다.  
자료: 2020. 08. 27 센트릭소프트웨어 ‘옴니채널 최적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회복, 그리고 지속가능을 위하여’ 웹 세미나 中


이렇게 ‘혁신’을 상징하는 스타트업들뿐 아니라 그들의 공격 대상이었던 전통의 강자들마저 D2C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등 D2C 트렌드가 소위 ‘핫’하게 떠오르자, 기업들에게 D2C는 마치 ‘요즘 시대에 맞는 필수 요건’ 혹은 ‘성공으로의 지름길’ 같은 만능열쇠로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D2C는 오늘날 반드시 따라야 하는 ‘성공의 만능열쇠’일까?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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