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 공간을 감성적으로, ‘클리블랜드 클리닉’

2020-04-29

6년 전 미국의 한 병원 컨텐츠가 유튜브 조회수 500만을 기록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긍정적인 바이럴을 이끌었다. 동영상을 시청했던 사람들은 모두 강한 공감을 표현했고, 컨텐츠를 극찬하기까지 했다. 영상에는 자극적인 수술 장면이나 엄청난 감동스토리가 담겨있지도 않다. 병원 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이 등장하며 그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줄 뿐이다. 그럼에도 이 컨텐츠는 단순하면서 명확하게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이 컨텐츠를 제작한 곳은 바로 ‘클리블랜드 클리닉’이다.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이 병원은 2019년 뉴스위크 선정 세계 베스트 병원 2위를 달성했다. 특히 심장질환 분야에서는 20년이 넘게 병원평가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에 비교적 잘 알려진 존스 홉킨스 병원이 4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명성이 높은 병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한때 환자경험 분야에서 미국 내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적이 있다. 하지만 10년 만에 최상위 그룹으로 진입했을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성공적으로 변화시켰을까?



의료 디지털 혁신의 중심에 선 '클리블랜드 클리닉'


의료계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수많은 병원들이 디지털 혁신을 실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디지털 혁신의 선두주자로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행하는 디지털 혁신에는 의료시스템에서 병원의 브랜드 마케팅까지 확장되어 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CEO가 쓴 ‘병원의 미래 클리블랜드 클리닉’이라는 책을 살펴보면 이 병원이 디지털 혁신에 맞춰 변화해온 구체적인 사례들과 방법들이 담겨있다. 이 책은 전 세계에 수많은 병원 경영진들에게 미래 의료산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국내의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서울삼성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병원들도 클리블랜드 클리닉과 유사한 형태로 의료체계와 병영 경영에서 변화를 가져가고 있다.

클리블랜드가 가져온 변화의 핵심은 두 가지이다. 의료체계의 변화 그리고 환자경험이다.



(1)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 '인스티튜트'

클리블랜드 클리닉 인스티튜트 조직도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가장 큰 의료혁신은 의료체계에 변화에서 시작한다. 의료 서비스의 주체인 환자들의 관점에서 의료체계를 재편한 것이다. 기존 진료과 형태의 의료체계는 분명 병원의 입장에서는 편리하지만 환자들에게는 불편한 시스템이었다. 하나의 질병 치료를 받기 위해서 여러 과에 의사들을 따로따로 만나봐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클리닉블랜드 클리닉이 재편한 27개의 임상, 연구, 교육 및 지원 인스티튜트 의료체계는 한명의 환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환자에 초점을 맞춘 인스티튜트 덕분에 환자들은 의사를 찾아다니지 않고도 한곳에서 필요한 진료를 모두 받을 수 있으며, 의사들은 물리적 혹은 전문 영역 간 장벽을 넘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방광, 콩팥, 비뇨기, 생식기관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비뇨기과와 신장내과를 하나의 인스티튜트(비뇨ㆍ콩팥 인스티튜트)안에 두고, 이들을 다우식(Taussig) 암 인스티튜트, 영상 인스티튜트, 산부인과 및 여성 건강 인스티튜트의 의료진과 연계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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