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누적 매출을 기록한 프랜차이즈는 어디일까? 매트릭스 시리즈? 007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그렇다면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 수와 매출을 기록한 단일 영화는 무엇일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혹은 타이타닉?
2020년 기준, 가장 많은 누적 매출을 기록한 프랜차이즈는 바로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이다. 2008년 ‘아이언맨 1편’부터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총 23편의 영화를 내놓은 MCU는 현재까지 총 박스 오피스 수익으로 약 212억 달러, 우리 돈 약 26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2위 스타워즈 시리즈(약 92억 4천만 달러)와 3위 해리포터 시리즈(약 92억 달러)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그렇다면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 수와 매출을 기록한 단일 영화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11년간 이어온 MCU 세계관의 인피니티 사가(Infinity Saga)의 막을 내리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전 세계 수익은 약 28억 달러로, 2009년 개봉하여 10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아바타’의 27억 9천만 달러를 뛰어넘은 수치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현재까지 총 23편의 MCU 영화 대부분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팬들을 설레게 하는 MCU 영화의 인트로(Intro) 영상. 인트로는 각 영화 특징에 맞게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해당 인트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인트로)
사실 영화 시리즈물은 동일한 주인공과 조연, 비슷한 플롯, 비슷한 스토리라인으로 계속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움과 재미를 주기란 쉽지 않다. ‘3편째 시리즈물은 실패한다’라는 영화계 우스갯소리가 단순히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은 이유이다. 더군다나 시리즈물 중 코믹스 기반 히어로 영화는 특히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까지 있었는데(이러한 이유로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개봉한 ‘블레이드’ 등 많은 히어로 영화들은 그것이 코믹스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축소시켰다), 어떻게 MCU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영화사가 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기술력/연출/배우/액션/스토리/세계관 등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및 ‘스타일 브랜딩’의 관점으로 국한하여 해석해보고, 이것을 브랜드와 제품에 대입시켜 보도록 한다.
(이다음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비롯한 MCU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Transmedia Storytelling)
2006년 헨리 젠킨스가 그의 저서 <융합 문화>에서 처음 정의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은, 매체 간의 제약과 간극을 넘어서 진행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은 동일한 스토리를 여러 가지 미디어로 옮기는 것에 비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동일한 세계관에서 다르게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사건의 인과관계와 시간 순 등으로 진행되는 스타워즈 시리즈(물론 작품 내 시간 순으로는 4~6편이 1~3편보다 먼저 나오긴 했지만)는 영화가 크게 흥행하자 이를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여러 미디어로 옮겼는데, 이를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국내에서도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타워즈: 클론 전쟁’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는 역시 MCU가 대표적이다(물론 MCU 또한 게임/드라마/애니메이션 등 다방면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의 가장 중요한 점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다른 미디어나 다른 영화에서 전개되더라도 1) 전체 이야기의 메인 주제(큰 틀)는 흔들리지 않고 보는 사람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2) 각각 다른 시리즈를 보더라도 같은 주제(세계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며 3) 각각의 스토리는 완성되어 있어야 하고 보는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라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보는 사람들에게 매 시리즈마다 신선함과 ‘마블다운 익숙함’을 동시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MCU는 어땠을까? MCU의 총책임자 케빈 파이기는 이러한 말을 했다.
“마블의 비밀은 ‘균형점’을 찾아냈다는 데에 있다. 우리는 혁신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연속성을 충분히 유지해 한눈에 보기에도 각각의 영화가 가족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MCU는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슈퍼히어로 장르에 경험이 없는 감독을 배치하여(어벤저스 1편과 2편을 맡은 조스 웨던 감독 정도만이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감독 경험이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벤져스 1편과 2편은 완성도 측면에서 팬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시리즈마다의 신선함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주었고, 전편 제작팀의 일정 비율 이상은 후속편에도 합류를 시켜 익숙함을 주는 것과 동시에 MCU와 각 시리즈만의 스타일을 전달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를 지켜나갔다.

전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누적 매출을 기록한 프랜차이즈는 어디일까? 매트릭스 시리즈? 007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 그렇다면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 수와 매출을 기록한 단일 영화는 무엇일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혹은 타이타닉?
2020년 기준, 가장 많은 누적 매출을 기록한 프랜차이즈는 바로 ‘마블 코믹스’를 기반으로 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 이하 MCU)이다. 2008년 ‘아이언맨 1편’부터 2019년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총 23편의 영화를 내놓은 MCU는 현재까지 총 박스 오피스 수익으로 약 212억 달러, 우리 돈 약 26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2위 스타워즈 시리즈(약 92억 4천만 달러)와 3위 해리포터 시리즈(약 92억 달러)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그렇다면 세계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 수와 매출을 기록한 단일 영화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11년간 이어온 MCU 세계관의 인피니티 사가(Infinity Saga)의 막을 내리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전 세계 수익은 약 28억 달러로, 2009년 개봉하여 10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아바타’의 27억 9천만 달러를 뛰어넘은 수치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현재까지 총 23편의 MCU 영화 대부분이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팬들을 설레게 하는 MCU 영화의 인트로(Intro) 영상. 인트로는 각 영화 특징에 맞게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해당 인트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인트로)
사실 영화 시리즈물은 동일한 주인공과 조연, 비슷한 플롯, 비슷한 스토리라인으로 계속해서 진행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움과 재미를 주기란 쉽지 않다. ‘3편째 시리즈물은 실패한다’라는 영화계 우스갯소리가 단순히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은 이유이다. 더군다나 시리즈물 중 코믹스 기반 히어로 영화는 특히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까지 있었는데(이러한 이유로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에서 개봉한 ‘블레이드’ 등 많은 히어로 영화들은 그것이 코믹스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축소시켰다), 어떻게 MCU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영화사가 될 수 있었을까? 여기에는 기술력/연출/배우/액션/스토리/세계관 등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및 ‘스타일 브랜딩’의 관점으로 국한하여 해석해보고, 이것을 브랜드와 제품에 대입시켜 보도록 한다.
(이다음부터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비롯한 MCU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006년 헨리 젠킨스가 그의 저서 <융합 문화>에서 처음 정의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은, 매체 간의 제약과 간극을 넘어서 진행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은 동일한 스토리를 여러 가지 미디어로 옮기는 것에 비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은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동일한 세계관에서 다르게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 사건의 인과관계와 시간 순 등으로 진행되는 스타워즈 시리즈(물론 작품 내 시간 순으로는 4~6편이 1~3편보다 먼저 나오긴 했지만)는 영화가 크게 흥행하자 이를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여러 미디어로 옮겼는데, 이를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국내에서도 방영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스타워즈: 클론 전쟁’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는 역시 MCU가 대표적이다(물론 MCU 또한 게임/드라마/애니메이션 등 다방면으로 원 소스 멀티 유즈 방식도 활용하고 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방식의 가장 중요한 점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다른 미디어나 다른 영화에서 전개되더라도 1) 전체 이야기의 메인 주제(큰 틀)는 흔들리지 않고 보는 사람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2) 각각 다른 시리즈를 보더라도 같은 주제(세계관)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며 3) 각각의 스토리는 완성되어 있어야 하고 보는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라는 것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보는 사람들에게 매 시리즈마다 신선함과 ‘마블다운 익숙함’을 동시에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MCU는 어땠을까? MCU의 총책임자 케빈 파이기는 이러한 말을 했다.
“마블의 비밀은 ‘균형점’을 찾아냈다는 데에 있다. 우리는 혁신적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연속성을 충분히 유지해 한눈에 보기에도 각각의 영화가 가족임을 알아차리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MCU는 대부분의 시리즈에서 슈퍼히어로 장르에 경험이 없는 감독을 배치하여(어벤저스 1편과 2편을 맡은 조스 웨던 감독 정도만이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감독 경험이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어벤져스 1편과 2편은 완성도 측면에서 팬들에게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시리즈마다의 신선함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 주었고, 전편 제작팀의 일정 비율 이상은 후속편에도 합류를 시켜 익숙함을 주는 것과 동시에 MCU와 각 시리즈만의 스타일을 전달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를 지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