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 - 명확한 컨셉, 모호한 스타일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시골에 동네잔치가 열리면 돼지 혹은 소를 잡았다. 갓 잡아 그 자리에서 먹는 고기의 신선함은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최근 갓 잡아 신선한 고기(도축 후 4일 이내)를 파는 온라인 정육점이 등장했다. 바로 '정육각'이다.




명확한 컨셉,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다.


정육각은 그들의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정육점' 컨셉을 소비자들에게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정육각에서 판매되는 고기는 도축된 지 1~4일 된 고기이며, 도축일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당일/새벽 배송으로 한번 더 신선함을 강조한다.


이러한 정육각의 일관된 목소리는 소비자들이 정육각에 관심을 갖게 할 수 있었고, 그들의 색다른 컨셉은 기존 고기 시장의 경쟁자들과 정육각을 구분시키기에 충분한 듯 보였다.




명확하지 않은 스타일, 정육각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육각에는 한 가지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 바로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의 스타일이다. 이는 정육각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선 배송을 내세우며 급격하게 성장한 '오늘회', '삼삼해물', '나물투데이' 등도 비슷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생각해보자. '정육각'하면 어떤 스타일의 브랜드라고 생각되는가? 마찬가지로 '오늘회', '삼삼해물', '나물투데이'하면 어떤 스타일의 브랜드라고 생각되는가?

1세대 신선배송의 대표주자인 '마켓컬리'의 경우에는 스타일이 명확하다. '바쁜 일상에 아침을 챙겨먹지 못하는 내가 새벽배송을 통해 아침을 챙겨먹는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아마 센스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신선하게 먹지 못하는 식품들을 집에서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면? 이 또한 센스쟁이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마켓컬리'가 가진 브랜드의 스타일은 '도시의 센스쟁이'라는 스타일로 명확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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