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엮어주는 SNS는 어떻게 2조 기업이 되었나? - 넥스트도어(Nestdoor)

고생물학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면, 공룡의 종류와 살았던 시기, 공룡별 주 먹이까지 모두 꿰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렸을 적엔 대부분 ‘공룡 박사’ 수준으로 공룡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지 않았던가? 또한 어린아이를 두고 있는 부모라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몇 십 년 만에 공룡 공부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어렸을 때 이후 관심 없이 살아온 이름도 어려운 공룡들의 생태를 공부하다 보면 고생물학자 부럽지 않은 공룡 지식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관여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 혹은 가까운 사람이 관련되어 있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살펴보게 된다.


관여도는 누구든지 어떤 분야의 ‘박사’가 되게 할 수 있다. / 사진출처: 클리앙넷


물론 위 이미지는 웃고 지나가기 위한 이미지에 가깝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가 공룡에 관심이 있을 때 자신 역시 공룡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높아진다. 바꿔 말하면 평소 자신 혹은 가까운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 분야가 아니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는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로, 기업에서 아무리 자신들의 제품이 좋다고 외쳐도 소비자는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면 기업의 말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자신이 ‘이 제품은 나랑 관련되어 있다’라고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소비자들은 쉽게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관여도를 끌어올리는 열쇠, 동질감

관여도는 기본적으로 ‘공감’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장 큰 요인은 ‘나랑 비슷하다’라는 감정, 즉 동질감이다. 때문에 동질감을 자극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의 관여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이다.

‘88만 원 세대’ ‘삼포세대’ 등의 단어로 표현되는 20대들이 2014년 방영한 드라마 ‘미생’에 열광하였던 이유도 동질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판타지’라고 불릴 만큼 공감이 되지 않는 많은 기존 드라마들과 달리 미생은 마치 자기 자신과 주변을 보는 듯한 현실적인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고, 많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주인공 ‘장그레’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였다. 이외에도 2000년대 후반 꾸며진 내용보단 ‘리얼’, ‘다큐’를 강조하는 예능이나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끌었던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큰 공감을 얻으며 트렌드를 만들어낸 2014년 tvn 드라마 '미생' 



'좋아요'와 '하트'가 필요 없는 옆집 학생, 뒷집 배관공, 앞집 선생님의 '진짜 이야기'


넥스트도어는 미국의 위치 기반 폐쇄형 SNS이다. 위치 기반이라고는 하지만 사용자의 현재 위치에 기반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적인 위치 기반 SNS 하고는 달리, 넥스트도어에서의 ‘위치’는 ‘실제로 사는 거주지’를 의미한다.

넥스트도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자신의 실제 주소지를 입력해야 하는데, 입력하면 해당 주소지로 한 통의 우편물이 발송된다. 그리고 우편물 속에 들어있는 코드를 입력해야만 가입이 완료된다. 일단 회원으로 가입되면 실명과 사는 곳이 공개되고 서비스 내 다른 지역의 커뮤니티에는 가입은 물론 글 읽기도 불가능하다.

서비스 초기 많은 사용자 모집과 빠른 확산이 생명인 SNS 특성상 이렇게 까다로운 인증 절차로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넥스트도어는 론칭 10년도 되지 않아 누적 투자금만 4억 달러(한화 약 4,600억 원), 기업가치 21억 달러(한화 약 2조 4천억 원)의 거대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되었다. 또한 현재 넥스트도어를 사용하는 지역은 미국의 대부분을 커버할 정도이고, 서비스 내에서만 247,000여 개에 달하는 커뮤니티가 생겼다. 과연 이렇게 ‘폐쇄적인’ SNS 넥스트도어의 어떤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



TOP